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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강좌 뉴스레터 3] 감동소감문 - '아이가 얼마나 슬펐을까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엄마 때문에...'

[영유아강좌 뉴스레터 3] 감동소감문

'아이가 얼마나 슬펐을까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엄마 때문에...'

- 닉네임 '밀알' 님

 

"아이가 언제 세상으로 나오는 줄 아십니까?"
"바로 엄마의 몸을 가장 덜 상하게 할 때 입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임신기간 내내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생명'을 '신뢰'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기집이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던 저에게 사진까지 찍어 보여주는 의사를 '신'처럼 믿었던 것 같습니다. 기형아일지 모르니 검사를 해봐야 한다기에 했고, 얼마나 자랐는지 보여준다기에 아낌없이 초음파를 쏘여주었고, 결국, 역아이고 어쩌저쩌해서 진통 오기 전에 빨리 꺼내줘야 한다해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산부인과에서 소아청소년과로 이동하여 '신'이 시키시는대로 충성을 다했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슬펐을까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엄마 때문에...

바운서, 소서, 보행기, 그네, 미끄럼틀, 시소, ...
자라는 속도에 맞춰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갖다 바쳤습니다.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내 아이에게 남들이 맛보는 행복은 다 갖게 해주리라 각오에 각오를 하며 중고나라와 바자회를 득템의 기회삼아 열심히도 갖다 바쳤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아이에게 정작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엄마의 무지 때문에...

엄마의 몸을 가장 덜 상하게 하는 시점까지도 알고 있는, 초능력을 부여받은 우리 아이에게서
점점 바보가 되어가길 강요하며 도전과 실패의 '기회'까지도 빼앗은 준비 안된 엄마는 많이 울었습니다. 같이 생방송 시청하던 남편이 줄줄 흐르는 제 눈물을 보고는 '헐~'하는 표정을 짓더군요.
주책없이 시뻘개진 눈이 부끄러워 순간 편해문 선생님 앞머리를 빌려오고 싶었다는^^;;

'천박'이라는 단어에 매우매우 자존심이 상했지만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내새울 자존심 자체가 없었다는 걸 깨닫고 머리가 띵 했습니다. 아이가 자기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자신의 숨을 쉬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늘 이야기해왔지만, 그 아이에게 '일상의 삶의 가지런히 하는 모본'을 보여주어야 할 부모인 저는 자본주의 맘몬에 눌려있으면서도 눌린지도 모르고 납작하게 살아가는 천박한 자였습니다.

생각나는 강의 내용을 정리해 보며 되새기는 시간을 좀 가져야겠습니다.

10살 이전의 아이들은 '짐승의 시기'을 살아간다.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라, 채워야 할 '무엇'인가가 따로 있는 특별한 존재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는가?

1. 다 울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자기 존재를 걸고 울고 있는 것이다. 이 울음을 다 울어야 참되고 밝은 웃음을 웃을 수 있다. "울고 싶은 게 있구나. 울거라." 말해주면 된다.

2. 다 뛰고 집어 던지고 물어뜯고...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평생 쓸 몸을 이 시기에 만들어 주어야 한다. 몸이 자라야 머리도 자란다. 안 다쳐본 아이들이 크게 다친다. 아이들은 작고 자주 다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위험을 스스로 감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3. 코딱지를 다 팔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코딱지 먹어서 병원에 온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위생에 대한 강박을 버려라. 너무 깨끗한 주변 환경이 오히려 아이를 약하게 만든다.

4. 노란 차(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긴다면, 무조건 절하는 마음으로 맡겨라.
생각해보라, 그 어린 아이들 여러 명을 데리고 하루를 지내는 선생님들의 수고를.

5.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내 아이에게 무시와 짓밟힘과 뭉개짐과 상처 없는 진공상태를 만들어 제공하고 싶은가? 그것은 부모의 강박일 뿐이다. 아이는 무시당하고 짓밟히고 뭉개지고 상처받아도 집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하면서 삶의 균형을 잡는다. 아이가 돌발 행동을 했을 때 부모도 함께 돌발하지 말아라. '얼씨구, 절씨구, 이놈봐라.'의 여유를 두고 기다려주라. 그래야 그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다.

녹화방송도 없어서 다시 듣기도 안되고, 급한대로 소감문이라도 인쇄해서 벽에 붙여놔야겠다.
해오던 가락이 있어서 쉽사리 실천이 안될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이 우리 아이 두 돌이다. 아빠가 '선물 뭐 사갈까' 문자를 보내왔고, 나는 '000 사오세요."라고 답문을 보냈다. 그리고 밤에 들어와 소감문을 남기면서 '모으고 채우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는' 부모인 우리의 모습에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남편이 일어나면 확인할 수 있도록 답문을 다시 보냈다. "선물 사지 말아요, 우리! 대신, 아이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서 실컷 놀고오면 어때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쩔어'있는 돈냄새 털어내는 데도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도 시작하련다. 일상의 삶을 가지런히 가꾸는 부모, 생각없이 세상풍조 따라가지 않고 자존을 지키는 부모가 되는 첫걸음을. 그리고, 많이많이 믿어주련다. 본능적으로 엄마를 아껴줄 줄 아는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우리 아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