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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등대 뉴스레터 첫번째] 감동소감문- ‘교실에 들어온 코끼리를 어떻게 내보낼까..’

교실에 들어온 코끼리를 어떻게 내보낼까..

- ‘민나리쌤’ 님의 소감문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지금까지 교육환경에 대한 본질적 고민과 체제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져본 적이 별로 없었다. 내가 가르치는 과학이라는 과목을 통해 학생들과 교류하고 싶었고, 현대 사회에서의 과학의 의미에 대해 약간이라도 지적인 고민을 학생들과 나누려는 희망을 가지고 지내왔다. 그렇게 10년을 지내면서 항상 생각했던 대로는 잘 되지 않고 뭔지 정의하기 어렵지만 '한계'가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 개인의 문제이겠거니 생각하며 수업을 개선하고 교재 연구를 하는 노력도 했지만, 지금 확실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내가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문제의 대부분은 개인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계삼 선생님의 강의에서 '엘리펀트'는 내가 생각하던 막연한 구조적 문제의 실체를 한 단어로 명징하게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우리 사회, 우리 교육 현장의 '엘리펀트'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내 철학과 언어가 짧지만, '엘리펀트'라는 단어 자체로 우리의 현실을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을 인식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러한 문제 인식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계삼 선생님의 강의에서 인상적인 것은 그 해법을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즉, 선생님이 시도하고 있는 농업과 인문학을 접목한 학교와 같이 이러한 밑에서부터의 작은 노력이 결집되어 큰 구조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 말이다. 나 개인부터 시작하여 동료, 학생과의 관계로 나아가는 직접적인 관계의 회복이 이러한 질적인 변화의 핵심이 아닐까라고 이해해본다. 선생님도 예를 든 관계의 '분절화'가 현재 우리 학교 현장의 모습이고, 이러한 것을 내 주변에서도 너무나 많이 체감한다. 결국 문제의 해결점은 주변에, 그리고 나 자신에게 있다.

이계삼 선생님은 북유럽 중에서 덴마크를 모델로 삼았다. 풀뿌리 민중이 주체가 된 덴마크의 사회 구조가 덴마크 교육의 현재를 낳았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과학 교사이니까 '닐스 보어'와 관련된 얘기가 기억에 아직도 확실히 남아있고, 잘 몰랐던 덴마크 교육의 의미도 쉽게 파악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이에 100% 동의하기에는 마음의 의심이 남아 있다. 덴마크가 현재의 덴마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선생님이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외세의 침입을 거의 받지 않았던 덴마크 자체의 역사와 지리적 위치 등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자님이 질문을 통해서도 언급하셨던 것처럼 우리의 복잡하고 다양한 현재 교육 체계에 이계삼 선생님의 농업학교 모델 말고도 다른 적용 가능한 '선례'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우리와 덴마크의 현실은 또한 너무 다르니 우리의 문제의 해결은 결국 우리의 현실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