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 2년넘게 해온 학습지를 끊으려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2년동안 해온 학습지를 끊어보려 합니다.

이유는 아이가 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저의 이상한(?) 생각이 자꾸만 제 머리를 맴도는 때문일지도요

일단, 아이는 학습지 선생님을 참 좋아하고 학습지도 왠만하면 잘 했고 성적(?)도 꽤 괜찮았습니다.

모범생이었다고나 할까요.

근데, 요즘 학교만 갔다오면 가방을 던져놓고 해가 질때까지 애들이랑 놀다가 옵니다. 좋습니다. 이것까진...^^

근데, 저녁식사를 하고 이제 학교숙제를 겨우 끝내놓고 책이라도 한권 읽을라치면 어김없이 제 입에서 한소리가 나오죠.

"너 학습지 했어?"

그러면 아이는... 정말 읽고싶던 책을 내려놓고 입이 툭 튀어 나온채로 죽지못해 학습지를 합니다.

또 한번 하면 잘하긴 합니다....흐흐

그렇게 학습지를 끝내놓고 이제야 본격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놀려고 할때쯤이면 ... 잘시간입니다.

밤 10시가 훌쩍 넘어버린거죠.

어젠... 한참 레고를 가지고 놀다가 "오늘은 국어사전 가지고 놀아야지!"

하면서 룰루랄라 사전을 가지고 오는데 내일 학습지하는 날이라 밀린 학습지 숙제를 끝내놓으라는 제말에 아이가 못견뎌 하더라구요

자기 하기 싫은건 절대 못하는 성격이고 하고 싶은것에 대한 몰입도는 정말 대단한 아이인지라

몸을 어찌나 꼬면서 학습지를 하더니 "엄마... 저 이거 안하면 안되요???" 하고 울먹거리더라구요

솔직히 제가 학습에 목숨거는 스타일은 아닌지라... 곰곰히 생각한 끝에 한번 끊어볼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걱정되는 건

1. 크게 부담되지 않는 학습지 하나를 굳이 끊어가면서 아이를 놀게 할 필요가 있냐는것과

2. 학습지를 끊을게 아니라 요정도는 아이를 좀 길들일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것

3. 솔직히 성적보다는,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하게 하는 습관을 가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건데...

끊어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되면 아이에게 남는 사교육은 아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미술학원과 학교에서 하는 컴퓨터 수업이 다네요~

흐흐 괜찮겠죠?

 

 

상담위원 답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더블라썸)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 대한 고민이시군요~^^

어머니 글을 읽으면서 어떤 상황인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학습지를 끊어도 괜찮습니다.' 입니다.

끊었을 때 걱정되시는 부분을 조목조목 정리해 주셨으니, 그에 맞추어 대답을 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첫번째 걱정에 대한 답변입니다.

'크게 부담되지 않는...' 이라고 쓰셨는데, 적어주신 상황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부담되는..' 상황입니다.

양은 적을지 몰라도 아이는 지금, 하기 싫고, 도움도 안되는(아이 생각에) 무언가를 하느라 무척 힘이 듭니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사전을 가지고 놀고 하는 '좋은 시간'을 학습지 때문에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학습지 꼭 필요한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례자님의 경우에는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자연스럽게 놀려도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채우며 정상적으로 인지발달을 해 나갈 수 있는 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 걱정에 대한 답변입니다.

'길들인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아마도 공부 습관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쓰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고, 학교 숙제를 해가는 성실성 정도를 갖고 있다면

지금부터 길들이지 않아도 때가 되면 제 할일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초장에 습관을 들이고, 이것을 길게 끌고 나가며 유지시켜서, 필요할 때 그 힘을 발휘하게 하는 것' 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욕구와 능력과 특성을 잘 이해하고, 높은 자존감을 유지하며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는 필요한 시기에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습관도 필요하지만 '동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습관은 보조적인 수단이지요.

그런데, 너무 일찍 부터 길들여진 아이는 진정한 동기를 갖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잘 모르면 동기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욕구를 알고, 능력을 알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때 높은 동기가 생깁니다.

더구나 아이가,

자기 하기 싫은건 절대 못하는 성격이고

하고 싶은것에 대한 몰입도는 정말 대단한 아이

라면 더더욱 길들이는 방법은 성공하기 어렵고 부작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염려 마시고 학습지에 대한 부담을 가볍게 내려 놓으셔도 됩니다.

세번째 걱정은 두번째 걱정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학습지의 주된 기능은 '학습'을 돕는 것인데, 어머니는 학습 부분이 염려되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무엇인가 꾸준히 성실하게 하는 습관을 갖게 하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아이가 좋아하는 책 읽기 등을 과제로 택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길게 보았을 때 '학습지' 보다 '책'이 학습에도 훨씬 도움이 많이 됩니다.

노파심에 한 말씀 더 드리면,

스스로 욕구에 충실하게 즉,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보면서 성장한 아이들이

지금 당장은 더디게 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꼭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뿜어 내면서 성취를 해 낼 수 있답니다.

실패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미래를 준비하면서, 긴장감속에서...

요즘 우리 아이들이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사족인줄 알면서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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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때 2012.11.16 18:23 신고

    제가쓴 고민인줄 알았어요..
    저랑 똑같은 상황이시네요.. 저는 그래서 학습지를 끊으려고 시도했다가 학습지 선생님이 어떻게 하셨는지.. 아이가 수학은 안하고 국어와 한자는 꼭하겠다고 하여 두가지는 유지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도 끊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게 되질 않네요..
    더군다나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그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제가 퇴근할때까지 TV만 보고 있기 일쑤거든요.. 뭐가 옳은지는 알겠으나 실천하기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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