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회원의 이야기

[생활단상] 자본주의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남기!

종로 지역등대모임의 봄빛님이 모임에서, 철학박사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읽으며 가슴에 남는 것들을 정리해서, 생활단상으로 나눠주신 글입니다. 







이상.


시대를 앞서 산, 비운의 천재.

우울하고 가름하니, 파르스름한 외모.

당대의 문화를 향유하고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문학을 탄생시킴.

그러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천재성을 지닌 비운의 시인.

그래서... 저는 남다른 그가 좋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일제 식민치하 자본주의 소비문화가 이식된 경성에서 가까스로 돈(날개)에 대한 논리를 이해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그에겐 희망이 없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곧 자신을 부인하고 열등감을 먹고 쌓아올린 것이 아니었을까요? 한 개인이 사회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가까스로 삶을 유지하며 쾌락과 권태의 줄을 잡고 있습니다.

 


유하.


자기 안의 욕망을 이처럼 낱낱이 파헤치고 까발리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구도자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에서 압구정동은 욕망과 허영이 집약된 소비문화의 상징입니다. 개인의 선택으로 이 강을 넘기엔 이 사회 이 시대에 사는 우리 모두가 자본주의 소비문화의 강에서 살고 있기에 쉽지가 않습니다. 부적응자 혹은 파멸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욕망를 부채질해서 끊임없이 소비를 강요하고 구별짓기를 통하여 또 욕망을 키우게 하고, ‘나의 자아는 이제 너에게 길들여지고 조종하는대로 휘둘리는 꼭두각시가 됩니다. 자유를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자본에 종속된 노동은 수족관의 산낙지같은 존재가 되고, 죽지 않을 만큼 주는 산소를 흡입하다 결국은 잡아먹히는...



여름 내내 식탁과 안방, 방바닥에 뒹굴거리던 책



읽은 시간보다는 문득문득 이 책에 대한 생각에 빠지는 시간이 더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어느날 아침, 남편이 한참을 책표지에 눈길을 고정시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남편이 출근하고나서 나도 똑같이 표지를 보았습니다.


여자의 드러낸 하반신, 돈과 휘황찬란한 건물, 왕관을 머리에 쓴 반짝반짝 빛나는 우아한 자태의 공주, ‘또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이란 말 풍선까지 ...


'저 여자가 이렇게 많이 흔들렸구나, 제목까지 상처받지 않을....이군'


남편이 나를 두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나 혼자 이 강을 헤엄쳐 건너 저 언덕에 이를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50살 가까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이 어디 쉽게 변화할 수 있을까요? 불안이 내 안에 깔려있고, 갖가지로 포장하여 드러내보이는데요. 마지막 부분에서 자본주의적 소비사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책 말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현재를 미래를 위한 수단으로 삶지 말고, 나와 타인을 이 세상에 하나의 고유한 선물로 주어졌다고 생각하기. 그래서 비교할 수 없고 저마다 빛나게 존재할 이유가 있음을 알 것. 존재의 떨림과 자유 찾기, 남한테 잘 베풀 것. 경쟁에서 비켜설 것. 협동조합에 관심갖기


좀 더 내 가까이 두고 때때로 생각에 빠져들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