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글을 몰라 자신감을 잃은 저희 아들좀 도와주세요 (pponju님)

초등2학년인 저희 아들은 한글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입학을 하였습니다. 일한다는 핑게로 잘 봐주지 못하기도 했지만 알아서 따라가겠지 하는 안일함도 있었지요.

한글을 거의 깨우치고 들어온 아이들에 비해 성적은 당연한 결과였고요,그런데 아이가 자신은 잘 모르다는 생각에 자꾸 주눅이 드는지..자신감을 잃더군요.담임선생님을 찾아뵙고 상담을 해보니 한글을 쓰는게 어려우니깐 책에 글쓰기가 나오면 친구들한테 보여주지 않기 위해 손으로 가리며 쓴다는거에요. 그 모습이 그려져 눈물이 나더군요.

직장을 다닌다고 아이를 너무 힘들게만 놔둔것 같아서 글밥이 적은 책도 읽게 시켜보고 글밥이 많으면 지금도 책을 읽어 주기기도 하는데..눈높이 러닝센터를 보내서 국어와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읽는것은 그런데로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쓰기는 힘들어합니다.ㄱ,ㄴ,ㄷ 정확히 잘 모르고 받침은 말할것도 없고 자기가 써 놓은 일기를 읽어 보라고 하면 말이 전혀 안되게 써놓고요.

어제는 일기를 봐주다가 얼마나 화가 나던지..감정 절제가 잘 안되곤하네요.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자꾸 집에 바로 오질 않고 친구집이나 놀이터에서 몇시간씩 놀다오기 일쑤여서 핸드폰이 없는 아이를 찾느라 애간장이 녹을 때가 일주일이면 4번 이상입니다.

집에 들어가서 가방놓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허락받고 가는 거라고 늘 말하는데도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집에 오질 않고 있네요.혼내면 반짝 그다음날만 말을 듣고 마찬가지가 되어버리니..야단도 치고 매도 들어봤지만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만을 위해 집에 있어야 하는건지..정말 고민이 됩니다.

도움 좀 꼭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어머니 (maymew님)

어머니의 글을 읽으며 같은 맞벌이엄마로서 공감하는 바가 많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아이는 아직은 7살입니다. 같은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의 경우 읽기는 대부분 다 되는 것 같고, 3분의 2 정도가 쓰기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제 아이는 자기 이름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아직은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지만, 학교에 입학하면 선생님의 교육방법에 따라 한글을 모르는 일부끄러운 일일일 수도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고, ‘차이로 느낄 수 있도록 많이 보살펴야 하겠지요.

어머니, 전 어머님의 고민을, 학습이 아닌 일상의 고민으로 읽었습니다. 학습상담보다는 일상의 심리상담으로 읽겠습니다. 맞벌이엄마의 일반적인 고민이요, 동네에서 품앗이돌봄이 된다면, 어머님의 고충이 덜어지겠지만 그 또한 어려운 일이지요.

어머님, 일단 제가 만으로 보기엔, 어머님의 불안감과 고민이 아드님께 전달이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맞벌이엄마들은 보편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갖게 되는데, 그 미안함이 아이와의 관계에서, 아이들에겐 불안감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님의 일이 어머님에게 꼭 필요하며, 그 일로 엄마가 행복하고, 엄마가 행복해서 우리 아이도 행복할 거다.. 이런 느낌을 아이가 갖게 하는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엄마, 일 관둘까?’ ‘엄마, 일하는거 싫어?’ ‘엄마가 일해야 돈을 벌고, 네가 필요한 거 사줄 수 있어’, 이런 태도는 엄마의 일이 엄마의 성취감보다는, 억지로 하는 로 연결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엄마가 자기때문에 일을 한다는 건, 아이에게 자신에 대한 비하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 때문에은연 중에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하지는 않는지, 이런 뜻을 내비추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이것은 아이의 자신감으로도 연결이 될 것입니다.

어머님, 아이의 자신감이 걱정이시지요? 주눅든 아이의 모습은 아이의 미래까지 불안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엄마를 불안하게 합니다. 그런데 어머님, 아이는 한글에서만 자신감이 없을 뿐인지, 친구들과는 자발적으로 잘 노는 걸 보니, 활동력있고 활기찬 아이로 보입니다. 책가방을 던져놓고 친구와 놀러나가는 아이, 무릇 아이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오히려 놀 친구가 없는 아이가 문제이지요. 교우관계는 바람직한 것이지요. 단 아이에게 엄마가 누구랑 노는지 알려주지 않아 불안하신 것이지요? 아이가 전화하는 것이 귀찮고 힘들어 한다면, 몇 가지의 장치를 해놈은 어떨까요? 가령 거실에 큰 화이트보드를 두어, 누구에게 가는지 이름 써놓기나 어머님께서 친구어머님이나 친구의 핸드폰번호를 모두 알고, 그 어머님이나 친구에게도 00이랑 놀 때는 전화해주면 고맙겠어요라는 말을 미리 해두어서, 엄마 스스로도 아이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강조해서 알려줘야 할 부분은 엄마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얼마씩 한글을 공부하기’ ‘친구랑 놀 때는 엄마에게 누구랑 노는지 알려주기물론 아이는 잊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의 아이라면 잊게 되지요. 자꾸 알려주면 될 듯합니다.

단시일안에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엄마는 아이와의 약속을 잘 지키고, 아이는 엄마와의 약속을 잘 지켜나간다면 하나의 소중한 습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어머니~ 아드님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서, 어머님의 일에 대한 기쁨, 성취감을 아드님에게도 보여줘야 하는 거 , 잊지 마세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쟎아요. 힘내세요, 어머니.. 저도 힘낼게요^^

 

A. 정말 많은 부분 고민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샤바누님)

 대부분 맞벌이 가정에서 많이들 겪는 일이여서 직장 다녀 오고 나면 아이 찾아 나서는 일이 일과처럼 되어 버린 집도 많습니다. 혼자 겪는 일은 아니니 너무 깊은 걱정을 하시지 말고 이번 기회를 통해 자녀분과 나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은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이런 질문 한번 드려볼게요. 자녀분이 정말 한글을 몰라 자신감을 잃은 것일까요? 정말 한글을 몰라 자신감을 잃은 것이라면 답은 간단합니다. 한달만 집중하면 자녀분의 한글 습득은 금세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 문제가 해결 된다하여 자신감을 쉽게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어머님이 직장을 그만두셔도 마찬가지지요. 싸움의 연속이 될테니까요.

지금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하는 상황은 자녀분의 한글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이 부분은 모든 가정이 마찬가지입니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지치는 싸움과 같은데요. 붙들고 공부를 시켜봐야 집중하지 않고 미운 짓을 하니 야단칠 수 밖에 없다 하시고 아이는 야단치니 공부할 맛 안난다 합니다.

자녀분이 일정한 시간에 집에 들어오지 않으려는 이유는 친구와 노는 것이 재밌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집에 들어와 재밌는 것이 없으니 그렇다는 말도 됩니다.

그럼, 이 부분을 먼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러닝센터는 현재 나가는 학년의 수업을 지도하는 것이지 자녀분의 미비한 수업을 보충해 줄 수는 없습니다. 개별로 지도하지 않는 한 격차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이 점은 어느 학원을 보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선생님이 아이를 붙들고 한시간 이상을 내어주기는 불가능합니다. 당분간은 자녀분과 일정한 시간을 내어 그 동안 아이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조가 간단한 책 한권을 골라 반복하여 읽게 합니다. 시간은 삼십분 이상을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공부가 재밌어 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하다보니 성취감이 느껴지고,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 공부할 맛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공부를 하는데 계속해서 짓누르기만 당한다면 성취감은 단한번도 얻을 수 없게 되겠지요. 특히 저학년은 그러한 경험이 이후의 학습에 아주 깊은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저학년의 경우 학교 수업에 필요한 과목이나 공부 외엔 많은 양이나 여러 종류 시키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최소의 최소분량을 완수하는데 목적을 두고 그 이후의 시간을 부모님과의 놀이를 통해 연결할 것을 권합니다. 짧은 시간 학습이 끝나고 나면 강렬하고 짧은 놀이 십분을 해 줍니다. 뿅망치 게임도 좋고 유치한 잡기 놀이, 도둑 놀이도 좋습니다. 재밌으면 됩니다. 항상 자신이 목표로 한 공부를 하고 나서 부모님과 노는 시간은 꿀맛이지요.

처음 자녀분과 목표로 잡은 공부를 할 동안은 옆에서 같이 앉아 부모님 책을 읽습니다. 어떤 잔소리도 하지 않고 자녀분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만 알려 주면 됩니다. 대충해도 엉터리로 하는 것 같아도 그저 옆에 앉아 내 책을 읽습니다.

자기 할 일이 끝나고 나면 자기 평가를 하는 시간을 갖게끔 하지요. 정말 몇 분 하지도 않고 힘들어 죽겠다느니, 이런 계산을 누가 만들었는지 짜증난다느니...별의 별 평가를 다 해도 그냥 들어주고 어쩌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할 때 조금 놀래는 표정 한번 지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격력한 놀이를 진행하는 것이죠. 곰곰히 생각해 볼까요?

아이 입장에서는 잔소리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적하지도 않지요. 가끔 도움을 청하면 엄마가 친절히 알려 줍니다. 자기 평가를 하면서 욕을 해대도 엄마가 들어줍니다. 그러나 스스로 이야기를 하면서 한달만 지켜 보시면 처음은 짜증이지만 점점 자기것을 말하게 되지요. 그리고 부모가 신나게 놀아준다는데 재미 없을리가 없지요. 무엇인가 자꾸 긍정적인 보상과 내 과제가 엮어지기 시작합니다. 기대되고 좋은거죠. 혼자서 잘 할 수 있게 되면 그 때 부모님은 빠지셔도 됩니다.

고학년은 통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저학년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 때는 더 이상 부모님과 같이 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더 많은 부분 자녀와 갭이 생기기 전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간단한 입장 바꾸기가 있습니다. 내가 만일 아이라면...그 긴시간 부모 없이 있다 학원 갔다 들어가면 잔소리하는 집이 뭐 하나 좋을까요. 부모와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을까요...

하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나도 잘해서 당당하고 싶은데... 나도 지금 내가 안되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하루 종일 떨어져 있던 부모 입에서 넌 더 안되는 애란 느낌을 받을 때... 한글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감은 그 때 소멸되는 것이지요.

아이 상황을 인지하고 내 욕심을 버리면 아이에게 스스로 그 욕심이 생겨납니다. 이 때 부모가 할 일은 누르는 것이 아니라 나오게 하는 방법에 무엇이 있을까르 고민해 보아야 하지요. 구체적인 학습지도 방법은 가정마다 아이, 부모 성격마다 다릅니다.

책도 읽어 주시고 나름대로 열심히 사시는 분 같습니다. 그 열정을 조금 낮추고 그 대신 적은 시간, 일관성 있게 놀아주는 과제를 하나 더 얹어 한걸음씩 나가 보세요. 인생을 살며 제가 가장 무서워 하는 말이 '야금 야금'이란 단어입니다. 그 단어는 그냥 놔두면 내 생활의 게으름이나 방치로 찾아오기도 하고 꾸준히 하면 우리 아이의 습관을 살리기도 합니다.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추신1.>아래 글을 읽어 보니 구체적인 한글 지도 방법을 안내받기를 원하신 것 같습니다. 한글은 두가지 방식으로 떼지요. 반복 책읽기를 통해 통자로 익힌 경우와 초성자로 익힌 경우입니다. 지금 2학년이면 초성자로 익히기 보다는 책을 통해 익히는 것이 훨씬 빠르고 확대영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읽기 쉬운 책 한권을 정하시어 반복읽기, 반복쓰기 (쓰기는 한번씩만 여러번 시키시면 안됩니다.) 어느 정도 그 한권이 익숙해졌다 싶으면 다음 쉬운 책으로 또 정하여 몇 권만 사이클 반복을 해주면 금세 익힐 수 있습니다. 책은 자녀 분이 정하되 글자수가 적고 흥미 위주의 책을 고르도록 권하세요. 학습에 있어 반복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무리할 때 나쁜 결과가 벌어지는 것이지 지금처럼 당장 필요로 되어 질 때는 아주 유용히 쓸 수 있습니다.

추신2.>일기를 통해 글자 수정을 하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일기의 생각도 망치고 한글 교육도 안됩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글자 태클이 들어오면 내 생각조차도 쓰기 싫어지니까요. 글자는 글자학습대로 따로 가셔야 합니다. 다만, 자신의 글을 스스로도 알아볼 수 없는 상황일 때는 주요 문장(흐름상 어색하지 않을 정도만)만 부모님이 정확한 글로 한두 문장을 만드시어 아래 쪽에 기록을 해 주시면 됩니다. 하나 하나 다시 읽어 보고 고치게 하는 방법이 제일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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