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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4강 감동소감문]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어서...(채안님)

얼마전 부산에서 대전까지 기차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려오는 길에 '의자놀이 (저자: 공지영)'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이라 도착전에 후루룩 다 읽었지만, 책을 덮고 나서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현실이 너무도 암담하여 집에 오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였다.

그리곤 그 느낌이 싫어서 책을 한쪽 구석에 밀어두었었는데, 등대지기 4강을 듣고 다시 책을 꺼내들게 될 줄이야.....

책표지엔 거대한 의자 하나... 작업복을 입고 의자다리를 기어올라가는 사람, 의자 꼭대기를 위태롭게 붙들고 있는 사람, 올라가다 떨어진 것인지... 아예 포기를 한 것인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까지...하나같이 개미만한 크기로 묘사되어 있다.

그래! 그들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아버지일테지... 하루아침에 번듯한(?) 일터를 잃고 사회로부터 냉소적인 시선을 견디며 그렇게 오늘도 우리의 이웃들로 살아가고 있겠지....(충격적인 일화하나-공장에서 아버지가 농성 중이고 그 아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교로 갔는데 수업전 선생님이 던진 한마디..."우리 교실에는 빨갱이 자식놈은 하나도 없는거지?"----뜨아~)

과연... 이런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 할 수 있을까?

'노동자'라는 단어에도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우리사회에서,

더군다나 자녀들의 사교육을 시키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는 등대지기학교 학부모 앞에서,

신자유주의니 좌파니 우파니...귀를 의심하면서 들었던 김규향 선생님의 강의는

묵직한 뭔가를 머리에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

-우리는 대부분이 노동자이면서 자식만은 노동자가 아닐길 바란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일인데, '이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이 아이가 얼마짜리가 될 것인가?'로 변질되어 버렸다. 지금부터라도 바뀌지 않으면 공멸한다.!!!

- '자식농사'라는 말은 가장 정직한 과정이다. 생략하거나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내면, 인성, 영성을 가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불쌍하다 하기 전에 놀시간, 놀터, 놀이를 빼앗은 것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다!!! 어떻게든 놀이를 회복해야 한다.

- 소위 잘나가는 대학은 누가 가는가? 좀 더 현실성을 갖자! 단 5%를 위해 우리 모두는 눈을 감고 달려가고 있는 꼴이다.

- 직업수는 1만개, 부모가 생각하는 직업은 20여개가 고작이다. 좋은 직업이라 등급을 매기거나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

- 아이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인권을 헤쳐서는 안된다. 최선을 다하되 구속할 권리는 없다.

불안과 공포는 다르다. 공포는 대상이 사라지면 없어지지만 불안은 병증이다. 사회에 만연한 불안은 뿌리가 깊다. 결국 권위주의 대 시장주의의 문제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바라보아야 한다.

경향신문에서 근처 도서관에서 또 마을모임에서 의도치않게 여러번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을 보기는 보았었다.

취학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얘기를 하는구나...맞는 말이지 뭐.. 하고 지나쳤었는데.. 이 속에 너무도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음에 새삼 놀라는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