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은 노워리상담넷의 월례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9월에는 추석 연휴 관계로 금요일이 아닌 목요일, 927일 저녁에 모임이 진행되었는데요, 미리 부탁드린 인터뷰를 위해 일찍 와주신 정승훈님과 삼각지역의 한 카페에서 상담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승훈 선생님은 아실 만큼 아시면서~” 라고 손사래를 치시면서도, 여느 때처럼 똑부러지고 조분조분한 말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다 아는 내용이라 뭘 말해야 하나?(웃음) 초등학생 남자애를 둔 학부모이자, 학부모 교육도 하고 독서 상담도 하고 있는 열혈 회원? 열혈 회원이라고 해도 되나. (열혈 회원 맞습니다!) 암튼 정승훈입니다. 그리고 여자입니다. (: 이름만 보고 남성분인 줄 알았다가, 실제로 뵙고는 놀라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셨다고 하네요.^^)

<사진: 삼각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승훈 선생님^^ 남자가 아니무니이다!>

노워리 상담넷의 상담위원으로 함께 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5기 등대지기학교를 통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되었어요. 그 후에 영어학교, 수학교실 강의도 듣고 지금은 다시 7기 등대지기학교를 수강하고 있죠. 종합학원 다닌 후에 단과학원 다니고, 그리고 종합학원 다시 다니고 있네요. 학부모 사교육(?)을 열심히 받았죠.(^^)

작년에 온라인 상담넷이 개소하면서 상담위원을 모집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겠다, 게다가 온라인 상담이니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하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사무실에서 독서 상담 영역 팀장을 해달라는 부탁이 와서, 어쩔 수 없이 팀장을 하게 되었지요. 제 단점이, 거절을 잘 못해요. ^^; (: 저희 단체 열혈 회원분들을 보면, 대부분 거절을 잘 못하신다는 공통점이.. 거절 안해주셔서 이 자릴 빌어 감사드립니다 헤헤)

그러고보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활동하신 시간도 2년이 넘어가네요.^^ 원래 독서교육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서교육 쪽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그 관심사를 이어 독서교육 상담위원과 팀장으로 활동하게 된 것 같아요.

방통대에서 교육학 공부도 하고 계시잖아요. 늘 느끼는 거지만 선생님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다는...

저도 나이 먹어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늦게 배우는 공부가 무섭다고...(웃음함께님(: 상담넷 월례모임에 함께 하시는 수학사교육 영역 팀장님)도 그러셨잖아요. 왜 이렇게 열심히 하시냐고.(웃음) 그런데 저는 상담넷 활동이나 상담넷 월례 모임 등도 저한테 도움이 되고 재미있으니 계속 열심히 하게 되더라구요.

초등학생 자녀를 사교육 없이 건강하게 키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이들끼리 스터디를 조직해서 공부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구요. 아들 이야기 조금만 해주세요.^^

현이(아들)가 외동이고,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고 자라다보니 같이 놀 친구들이 없어서 늘 심심하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5학년 때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희한하게 모였어요. 현이와 어울리는 애들 중에, 학원을 안다니면서 시간이 자유로운 애들이 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겨울방학 때부터 봄방학까지 2달 정도, 일주일에 2번씩 독서지도를 도와주고 영어나 수학사 공부 등을 같이 했어요. 2달이 지난 후에는, 제가 수업하던 걸 이어서 아이들끼리 직접 해보라고 제안을 하고, 아이들끼리 스터디를 꾸려가고 있어요. 이제 거의 1년이 되어가네요.

사실 아이들이고, 제가 강제성을 띠고 관여하지는 않아서,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거의 노는 게 반이죠. (웃음) 수학은 각자 문제집 풀고, 영어는 교재를 선정해주면 아이들끼리 책읽기 하고 그런 식으로 지내고 있어요.

사실, 사교육 없이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아이들끼리의 스터디 조직이든, 함께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마을 공동체나 품앗이 교육이든, 그런 것들에 갈급해하는데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잖아요.

그런 친구들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얘기들을 듣죠. 일단은 여유 시간이 있는 아이도 없고,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나 성향이 맞는 엄마를 구하기도 어렵죠. 아이들이 어른처럼 목표를 딱 정해서 거기에 매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가시적인 효과가 없으니까 쓸데 없어 보이는 거죠. 저는 아이 5학년 말이 되어서야 그런 기회가 찾아왔구요.

요즘 아이들이 동창은 있어도 친구나 또래 문화도 없고, 추억할 만한 것도 없고 그렇잖아요. 현이가 공부를 배경으로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고, 그 속에서 쌓여가는 것 배워가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좋아하고 있어요.

<사진: 9월 14일 선행교육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민 문화제에 참석해 멋진 플룻 연주를 들려준 현이와 친구들^^>

학부모들이 원하는 가시적인 효과는 없었나요? (웃음)

성적이 올랐다거나 그런 건 없었고, 저도 큰 기대는 안해요. (웃음)

독서지도 영역의 팀장으로 열심히 상담넷의 독서지도 게시판을 지키고 계신데요. 상담넷 상담위원으로 함께 하면서 가장 성장하게 된 것이 있다면?

저는 글을 쓰면서 제 안에 이과적인 성향이 많다는 걸 많이 느껴요. 그래서 해석하고 비교하고 요약하는 것은 잘하지만, 공감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참 서툴러요. 제 글이 다른 이들이 보면 간결하고 핵심이 있기는 한데, 건조하다고들 하더라구요. 그런데 상담의 기본은 공감이니까, 그런 면에서는 상담에 부족한 면이 많죠. 그래서 요즘은 공감하는 법, 그리고 공감을 표현하는 법에 대해 배워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성장하게 된 것은, 독서지도 영역에서 여러 상담을 받다보니까 그걸 스스로 정리하게 되고, 체계화시키게 되더라구요. 그게 참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진: 5기 등대지기학교 후 졸업여행에서 졸업 소감을 낭독해주시는 모습.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의 만남의 시작이네요^^>

이 영역의 질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질문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다양한 질문들이 기억이 나지만, 특별히 아이들 독서토론시 알아야 할 점에 대한 질문이 올라왔던 적이 있어요. 저는 사실 독서토론에 대한 경험은 많지 않아서, 짧게만 정리를 해드렸는데, 여행하는 나무님, 샤바누님, 라일락님 등 독서 토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신 분들이 중복 답변을 달아주시니까, 답변이 풍성해지는 느낌이 참 좋더라구요. 그리고 원글님이 답변마다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아주시고, 자신의 느낌이나 깨달은 점 등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니 소통이 된다는 느낌이랄까. 제가 단 답글은 미약했지만 서로의 강점들이 모이니 상담요청을 하신 분께 도움이 될 수 있구나 싶어 보람이 느껴지던 순간이었어요.

독서지도 분야 관련해서, 학부모들이 꼭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나 원칙을 정한다면, 어떤 것들을 꼽고 싶으신가요?

독서가 학습 쪽으로 너무 과잉, 과장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책 읽기의 순수한 의미를 잃어버린 느낌이요. 책읽기는 학습이 아니고, 학습 이전에 책읽기 자체의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어른들이 학습의 즐거움을 빼앗아 간 것처럼, 독서의 즐거움도 빼앗아 간 것이 아닌가, 그렇게 되면 아이가 나이 들어서까지 책을 읽을까 싶어요.

불안이라는 키워드가 전 세계를 관통하는 것처럼 독서에도 불안이 잠식하는 것 같은데, 학습에 대한 불안으로 시작된 독서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지요. 자연스럽게 두면 본능처럼 동기가 생기기도 하고 그러는 것처럼, 독서에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부모와의 관계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노워리상담넷을 찾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남겨주세요.^^

우리 카페가 밖에서 보기에는 좀 어려운 카페에요. 일반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이런 글을 올려도 될까, 혹시 질타 받지는 않을까 하게 되는 분위기가 있어요. 소소한 질문이라도 해도 너무 어렵게만 보지 말고 질문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상담 요청하셨던 분들이 답변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라도 남겨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상담 답변이 도움이 되었는지, 혹시 추가적으로 질문하실 것은 없는지 등등 궁금할 때가 많거든요. 내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불안할 때도 있구요. 도움이 되었다면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 정도, 그리고 좀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추가 요청이라도 해주시면, 더 소통하는 느낌도 들고 상담해주신 분들이 힘이 나지 않을까 싶네요.

정승훈 선생님은 스스로 늦게 배운 공부가 무섭다며 나이 들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웃으셨지만, 아무래도 제가 보기에는 정승훈 선생님은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지혜롭고 현명한 욕심쟁이인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독서 영역에서 고민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돌보는 상담위원으로서, 학부모 강의를 나가는 강사로서 성장하길 바라는 욕심, 그리고 주어진 생을 더 값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쓰겠다는 욕심, 그 욕심으로 꾸준히, 성실히 길을 내가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정승훈 선생님처럼 이제 곧 중학생이 되는 아이의 엄마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의로 눈을 반짝 반짝 빛내는 모습으로 살 수 있다면, 저도 조금 더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렵기는커녕 기대될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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