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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등대5강 강의스케치] 우리의 삶이 교재가 되어야...

교사등대학교도 벌써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이번 교사등대학교 4강 강의는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님이 해주셨습니다. “점수, 등수 중심 진학지도를 벗어나라는 주제로, 대안적 진로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셨습니다. 시민단체, 생협, 학교 등 다양한 기관에서 교사론, 부모교육, 평화교육, 인문학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하시는 분답게, 강의 초반부터 빵빵 터지는 개그로 저희를 강의에 집중하게 하셨습니다. 먼저 교수님께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진로의 뜻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으셨는데요, 강의 장소에 있던 선생님들 모두 진로는 직장 구하기가 아닌 삶을 살아가는 길이란 것에 이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는 직장 구하기를 위한 진로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며 교수님께서는 제대로 된 교재가 나오기 전까지는 우리의 삶이 교재가 되도록 살자고 당부하시며 강의를 여셨습니다.

 

 

본격적인 강의에선 ’, ‘’, ‘의 관계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산업화 이전에는 이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 예로 교수님이 사시는 홍제동에 있는 목공소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뒤에는 살림집에 딸려있는 구조로 되어있는 목공소에서, 아이는 아빠가 일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고 배웁니다. 가끔은 나무 다듬는 것을 배우기도 하고, 나무 결을 따라 나무를 다듬어야 자연스럽다는 것, 삶 또한 자신의 결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죠. 하지만 압축 성장, 경쟁 지상주의로 인해 일터와 삶터가 나누어지게 되면서 앎, 즉 교육이 일과 삶에 균형을 잃고 일에 치중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지요. 이로 인해 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버렸고, 더 이상 을 변화시키지 못 하는 현실이 된 것입니다. ‘’, ‘’, ‘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목공소가 낡은 방식이지만 다시 이 모습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옛 것이라 무시했던 모습이 사실은 현재의 진로 교육을 위해서 추구해야 하는 옳은 길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과거에는 외부착취에 의해 힘들었던 반면, 후기 근대 사회인 지금은 자기 착취에 의해 힘들다고 합니다. 자기와의 경쟁이 끝이 없어진 시대가 되어, 우리 아이들만 보더라도 입학사정관제라는 것으로 인해 끊임없이 자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성과, 속도, 바쁨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태가 방치되면 사람들은 본능적 삶을 살게 됩니다. 현재 서점에서 자기계발, 성공학과 관련된 책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나, 몸이 반응을 하게 되고 우울증, 탈진 등이 자주 생기는 것이 이로 인함이지요.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성찰적 삶입니다. 교수님은 멈춤, 느림, 성찰 이것이 가능한 방향으로 진로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시면서 인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지요. 이와 더불어 진로교육의 핵심은 매너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매너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CEO들의 80% 이상이 성공이유로 꼽은 것이라고 합니다. 즉 지금은 무엇보다도 사람들과의 관계, 소통이 중시되고 있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대안적 진로교육을 위해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핵심능력은 무엇일까요? 교수님께서 두 가지를 언급하셨는데요, 전망 능력과 대응 속도라고 합니다. 전망은 원하는 미래 즉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바라보는 것인데 여기에는 예측되는 미래지향하는 가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측되는 미래는 교사가 아무리 사활을 걸어도 기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하기에, 신뢰할 수 있는 자에게 압축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향하는 가치는 교사가 사활을 걸고 연구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함께 실현 능력을 갖추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응 속도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대응속도가 뒤쳐져서는 안될 것이나, 사회가 대응속도가 가장 느린 집단은 기업, 시민사회, 정부가 아니라 바로 학교라고 하네요. 더 이상 교육이 계층이동의 수단이 되지 못하는 지식 정보사회에서는 교육 기득권층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그 기득권을 재생산하기 위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순이 있는데요, 그러나 우리의 대응속도만큼은 현실에 발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전망 능력과 대응 속도가 진로 교육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교수님은 수강생 한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며, 중간 중간 농담을 잊지 않으시면서도 날카로운 현실 분석을 계속해주셨는데요, 산업 사회는 기술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근면 성실하고 암기력과 순발력이 뛰어나고 숙련된 사람을 원했지만, 지식 정보 사회에는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창의성과 상상력, 활용능력과 사유능력을 갖춘 사람, 즉 기계가 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에는 스펙을 강조하였다면 이제는 삶의 이야기 스토리가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한 나라를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이루고 있었다면 이제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정부는 세계정부, 기업은 초국적·다국적 기업이 생겼는데 시민 사회는 아직 이렇다 할 범세계적 기구가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범세계적 시민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부분의 능력을 키워주어야 하고 시민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교사의 경험과 학생이 사는 세상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벗어나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겠다는 말씀이 정곡을 찌릅니다.

교수님의 현실 분석은 계속되었는데요,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 사회는 빠르게 스마트 시대로 진입해 가고 있습니다. Smart phone에서 앞으로 등장할 것은 Smart PC, 이 후에는 Smart office, 그리고 Smart School. Smart School시대가 되면 홈스쿨러가 대량 증가할 것이고, 부모와 교사의 역할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예화를 들어주셨는데요, 돈이 있을수록 학교에 일찍 나와 생활지도를 받기보단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어플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게 될 것이고, 같은 어플이라면 자신(고병헌 교수님)보다는 원빈 아바타가 강의하는 고액의 어플을 다운 받게 될 것인데, 원빈 아바타가 강의하는 고액의 어플에는 자본의 메시지가 집약되어 있지 않겠냐는 말씀에는 저희 모두 섬찟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이렇듯 교육에 대한 개념이 변화되고, 교육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기에, 교사들은 교육 복지에도 관심을 두어야 하고, 단순히 지식, 정보만을 전달하던 교육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합니다. 단순한 지식과 정보는 교사를 통하지 않더라고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지 않으면 교사는 아바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교사들은 살기 위해 취직하고, 취직하기 위해 대학가고, 대학가기 위해 목적을 잃은 채 초··고 교육을 시키는 직업 훈련소 틀을 깨고 삶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좋은 삶은 어떤 것인지, 돈 번다는 것은 무엇인지, 돈을 얼마만큼 벌어야 하는지가 가장 우선적인 배움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제도교육을 시킬 것인지, 대안교육이나 홈스쿨링을 시킬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 단계를 거치고 나서 대학을 갈지, 대학 외의 길을 갈지를 생각하고, 일을 정한다면 이 유기적으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렇게 될 때 자아실현은 자동적으로 가능해질 것이고, 이것이 진정한 진로교육의 경로라 하셨습니다. 우리 안의 이 정도의 대학은, 이 정도의 회사는, 이 정도의 연봉은 되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깨어야 한다고 덧붙이셨습니다.

끝으로 한국 최고의 노포들의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시면서 진로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주셨는데요, ‘올림푸스 디저털 카메라판매를 위한 CF에서 기술이 아닌 추억을 담는 내용을 강조하여 매출이 상승했다는 점. 천안의 학화 호두과자의 주인은 호두과자를 팔면서 영혼을 풍부하게 해 주는 생명의 빵을 소개하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는 점.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씨는 총각네 야채가게는 상품이 아니라 즐거움을 판다.’는 것. 박창영 갓방은 갓일은 선비들의 정신세계로 여행하는 과정이라고 한 것을 통해 어떤 근성을 가지고 교사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

 

고병헌 교수님은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이기에 아이들에게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고, 직장 구하기로의 진로교육이 아닌 삶을 고민하는 진로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시며 강의를 맺어주셨는데요, 교수님의 강의가 마음에 오래 오래 남은 이유는 개그콘서트를 방불케 한 재미있는 멘트들보다도, 우리가 강의의 소비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강의 내내 수강생 한명 한명 눈 마주치며 관심 가져주시던 모습, 그렇게 우리의 강의를 통한 앎이 삶으로 구현되도록 용기를 북돋아주시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삶으로 통합된 진정한 앎에 이르며 제자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소망이, 그 앎에 이르는 과정이 조금 피곤할지언정 자유를 가져다줄 것을 믿기에 제자들과 자녀들을 꽉 짜여진 틀에 가두지 않겠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이 용기를 모아, 교사등대학교 5학벌없는 세상을 말한다의 김상봉 교수님의 강의도 열심히 듣고, 우리의 삶에 통합해 가야겠습니다. 그럼 5강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