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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등대1강 베스트소감문] 처음 고3 담임이 되고 보니.. (혜초님 소감문)

우선 '교사, 입시를 넘다'라는 제목에 눈길이 갔던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올해 처음 고3 담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학교 다닐 때도 교사에 대한 비전이 있었다기 보다는 고민이 더 많았었고, '어쩌다' 보니 교사가 되어 역시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고 3 담임이 되고 나니, 학기 초 몸이 힘든 것 보다는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것, 학교가 요구하는 것. 모두가 제가 정말 하고 싶지 않는 것 투성이고 관심없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학교의 경직된 시스템 자체도 숨 막히게 답답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교사로서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교사등대학교에 문을 두드린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비전과 열정을 갖고 교사로서 열심히 해 나가시는 분들을 보면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내 마음에도 열정이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1강 서남수 선생님의 강의는 마음을 다잡는 데도 도움이 되었고, 고민이 늘어나는 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우선 우리 나라 교육정책의 흐름을 한번 쭉~짚어주신 점은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한계점을 갖고 있지만, 나름 일관된 중심이 있었다는 점과 그 중심에서 벗어났을 때 야기되는 현재의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많은 숙제를 던져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평등성도 수월성을 위한 교육도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 정책은 이미 선별된 몇몇 학생들을 더욱 특권화시키는 데 국민 세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끌어내어 능력을 개발시킨다는 수월성의 취지와 한참 멀어도 먼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많은 분들도 느끼셨겠지만, 학생들 추천서에 대한 영국 교장의 대답이었습니다. 현장 강의에 참여하신 선생님들도 말씀하셨지만 저도 추천서라 하면 그냥 의례히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써줘야 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들도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고요. 그 대답을 듣고 ‘이것이 바로 교사의 자존감이자 정체성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웠고 꼭 앞으로 닮고 싶었습니다. 또, 교사의 마음이 교육을 바꿔나가는 데 중요하다는 지적도 가슴을 찌르는 말 중 하나였습니다.

아직 머리 속이 다 정리 된 것은 아니지만 교사로서 의미를 찾고 할 일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내 마음 속에 갖고 있는 편견들을 깨뜨려야겠다는 것, 더 나아가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 구체적인 실천방향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다 보면 조금씩 교사로서의 열정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저에게도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되고, 우리의 교육에 대해서도 기대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