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1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 교실밖교사커뮤니티,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이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전국독후감대회]에서 학부모 부문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그래, 결심했어!-아깝다 학원비“

                                                                                                                       최하련님

난 두 아이의 엄마다.
아이들 또래 친구 엄마들이 내 자식은 어딜 보내니, 뭘 시키느니 하면서
부추기면 나도 시켜야 하는 걸까 갈등하는 두 아이의 엄마다.
신문지 사이에 가득히 담겨 온 학원 전단지를 슬며시 들여다보지만
나름대로 사교육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있어 심하게 갈등만 하고 있는

그런데 이 책 뭐냐!
읽는 즉시 사교육비가 절약되는 희한한 책! 아깝다 학원비!?
오, 이런 거 망설이지 말고 읽어줘야 한다.

나도 여느 엄마들처럼 자녀교육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다.
뭔가 해주고 싶은 건 많은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몰라서
역시 전문가들의 손에 맡기는 것이 옳은가 싶기도 했다.

사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라서 이런 고민은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겠지만 모르는 말씀.
주위에 있는 아이의 친구들은 벌써 영어유치원이다, 과외다 무척 바쁘다.
우리 집 아이? 그저 평범한 유치원 오전반만 다녀온 후 집에서
책도 들여다보고(한글은 아는 것이 몇 개 없다), 장난감도 가지고 놀고,
그림그리기와 자기만의 글자(?)를 쓰는 재미에 심취해있는 5살이다.
또래 친구가 한글을 마스터 했다는 둥, 알파벳을 대소문자 쓴다는 둥 하면
내가 너무 풀어줬나 고민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더군다나 친정엄마께서 친척 댁에 다녀온 후면 난 들볶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벌써 한글에 영어를 척척 한단다. ☆☆이는 너무 늦은 거 아냐?”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은 거 아닌가요? 영어유치원 보내면 원어민 될까?
전국에 영어교육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아니 평범한 바람이 아니라 광풍이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데 모두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란다. 며칠 전 같은 동네의 지인 댁에 놀러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 또래와 그 엄마를 마주쳤다. 지인과 아는 모양이다. 유치원 얘기가 나오더니
그 엄마는 매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이는 내년부터 영어유치원에
다녀요.” 지인은 부럽다면서 우리 아이도 보낼까? 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모양이다.
사실 나도 아이의 유치원 입학을 놓고 고민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남들보다 월등하진 못해도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단 거다.

그런데 이 희.한.한 책이 말한다. 모두 부질없다고.
이렇게 한글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아이들이 영어를 접해봤자 별 효과가 없으며,
발음이야 조금 좋을 수 있겠지만 그래봤자 한글 발음 어눌한 것처럼 영어도 비슷하단다.
게다가 유치원 밖에 나오면 그 환경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원에서 선행학습하면 학교 진도 나갈 때 효과 있지 않나요?
아마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앞서 나가는 것.
학원에서 미리 공부를 하고 학교에 가면 심화학습을 하게 되어 큰 효과를
얻게 될 거라는 계산에서 만들어진 과정이다. 엄마들은 어느 학원, 어느 강사에게
받으면 점수가 잘 나온다는 정보를 주고받으며 소위 좋은 학원에
아이들을 등록시키지 못해 안절부절 한다. 나도 이 책을 만나지 못 했더라면
내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렸을 것 같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단언하는데 선행학습은 3개월 이상의
기간이 넘어가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그 이상이 되면 거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거니와 자신의 수준보다 너무 높은 것을 교육 받게 되면 스트레스만 가중되며,
문제풀이위주의 학원 수업에 익숙해지면 종합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고등과정에
이르렀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도태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건 몰랐는걸!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게 돼서 다행이다)

그래, 결심했어!
난 수학, 물리, 화학에 참 약하다. 처음부터 약했던 건 아니고 어느 순간
한 번 놓치고 나니까 걷잡을 수 없어져 결국 포기를 하게 된 것이다.
학원은 딱 2개월 다녀봤는데 효과가 없어서 끊었다.
내 아이들에게는 그런 아픔(?)을 물려줄 수 없기에 그 부분만큼은
꼭 학원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어느 과목보다 학원이 불필요한
과목이 수학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유에 위안도 얻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선행학습이 아니라 복습과 깊이 있는 이해였던 것이다.
그럼 왜 학원들은 선행학습을 그렇게 강조하느냐고?
이런 말 여기에 써도 되나? 그게 학원의 효자상품이란다.
당장 점수를 내야하는 부담 없고, 상급학생들 커리큘럼을 그대로 적용하면 되니
커리큘럼 개발 안 해도 되는 효자상품 말이다. 이런 말 하면 학원가에서 별로
안 좋아할 것이지만, 용기를 내어 쓴다.
(이 책을 내기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정말 용기 있는 결단을 하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
하고픈 말이 너무나도 많은데 백문이 불여일견.
사교육에 의구심이 드는 분들을 포함하여 사교육을 맹신하고 있는 부모님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사교육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언젠가 전직 스타강사라는 이가
인터넷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학원 강사들은 자기 자식을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어서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학원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던 이유도.
하지만 정말 잘 하는 걸까, 괜한 호기 부리는 거 아닐까 고민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불안감이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꽂아 두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 읽어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소책자도 보급하던데 신청을 해서
주위 지인들에게 하나씩 선물해야겠다. 여러 학원에 저녁 늦게까지 다니는
그들의 아이들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다.

그럼 난 이제 뭘 어떡해야 하지? 뭘 급할 게 있는가.
지금 아이가 그림 그리며 기뻐하고 유치원에서 글자 하나 배워왔다고 즐거워
자랑하는 모습, 그것으로 행복하지 않은가?
아이들 영어 유치원에 보낼 생각 접고, 여행을 자주 다녀야겠다.
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내년에는 전시회도 데려가 줘야지.
꼭 갖고 싶다는 그림책도 선물해줘야겠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에 대한 믿음, 그리고 아이의 행복이다.

오늘도 신문 사이에 학원 전단지가 한 아름이다. 망설임 없이 재활용통으로 직행!
난 두 아이의 엄마다. 어느 학원에 보내야 하나 걱정하지 않는 행복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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