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1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 교실밖교사커뮤니티,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이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전국독후감대회]에서 학부모 부문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내일의 주인공이 되기를”

                                                                                                                                                   정순옥님


‘사교육‘ 사립학교와 같이 법인이나 개인의 재원에 의하여 유지되고 운영되는 교육이라는 말로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학원이다. 영어, 수학 등 기본적인 공부 위주의 학원부터 피아노, 태권도, 미술 등 종류도 다양하고 숫자 또한 많아서 좋게 말하면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골라서 배워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니 그 뒷바라지를 하려면 만만치 않은 학원비에 등, 허리가 휠 정도라는 말이 나올 만 하다.

이렇게 학원에 연연하게 된 것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모로서 자식에게 당연히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보면 아이의 공부는 학원이 중심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깝다, 학원비’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부모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어 망설임 없이 단숨에 읽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까운 학원비 대신 아이의 공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라는 믿음도 갖게 해주었다.

이 책은 ‘사교육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목표로 사교육으로 창의성을 잃은 채 자라나는 아이들, 경제적으로 힘든 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제대로 교육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그리고 학원 사교육에 대해 궁금한 10가지와 그에 대응하는 해법을 함께 해놓아서 답답하고, 망설이는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학원원장의 솔직한 이야기는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던 것들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어 결단을 내릴 수 있게 해주었다.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지침서라고 하기에는 직접적인 질문과 현실적인 답으로 되어 있어서 읽는 동안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갖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관심 있었던 것은 5번, 6번의 질문과 답으로 학원 교육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행여나 하는 염려로 망설이던 나에게 확신을 갖게 해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책을 읽기 전에 중학교 3학년인 아이의 학원문제로 나름 고민을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학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내가 가르쳤고, 중학교 때는 아이가 못미더워서, 대부분 다른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니까 학원 종합반에 보냈었다. 학교 공부가 끝나고 집에 오면 잠깐 쉬다가 다시 학원으로 가서 공부하고, 다시 집에 오면 숙제하다가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고. 그런 아이를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보다는 잠이 많다고 탓을 하고, 아이가 어쩌다가 하루라도 학원에 빠지게 되면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혼을 내고, 게다가 시험기간이면 시험대비 한다며 밤늦게까지 학원에 있는 아이가 졸고 있지는 않은지 염려부터 하고. 그러다가 시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이 탓에 학원 탓을 하다가 다른 학원을 기웃거리고.......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주지 않고 그저 학원에만 맡겨 왔던 어리석음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먼저 5번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면 학교진도 나갈 때 효과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시장에서도 사회, 자연, 과학이 있다는 답을 보여주고 있다. 선행학습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가장 큰 이유다. 학교에서 배우는 진도보다 좀 앞서서 배운다는 선행학습은 다른 말로 예습인 것이다. 공부의 기본이 예습과 복습인 것을 보면 당연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실상 학원에서의 선행학습이 본인의 인지발달 수준에 맞지 않는 학습내용과 과도한 학습량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니. 결국 학원에 있는 아이는 선행학습을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학원에 있느니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것뿐이다.

다음으로 6번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 선행학습이 필요하겠죠?’라는 질문에 가지는 쳐주되 분재는 만들지 말라는 답을 보여주고 있다. 수학은 다른 무엇보다 기초공부가 중요하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언젠가부터 수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초라는 게 문제풀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사칙연산이라도 그저 외우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되는 지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막상 학원에서는 개념을 이해시키기 보다는 단기성에 집중하여 과도한 연산훈련과 문제 풀이연습으로 선행학습을 대신하고 있다니 이 또한 아이 스스로에게 한계를 느끼게 할 것이다. 조금은 더디고 천천히 가더라도 아이 스스로 개념을 이해하여 수학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그동안 망설였던 아이의 학원문제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은 아이에게 이 책을 읽도록 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학원에 가지 않고 공부하면서도 제법 좋은 성적을 유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기로 했다. 다행히 책을 읽고 난 아이도 수긍을 한 것이다.

요즘 학원에서 한창 내세우는 것이 자기주도 학습이다. 자기주도 학습이라는 게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니 하루라도 빨리 익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학원에 가지 않는 대신 스스로 일일 계획표를 세우고,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고, 시험기간에는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고, 대신 나는 아이가 잘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로 했다. 공부하다가 정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학교 담당 선생님을 통해 알 수 있도록 하고, 아니면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기로 했다.

그 후, 처음에는 학원에 가지 않는 것이 좀 불안하기는 했지만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도, 나도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 전에는 툭하면 퉁퉁거리고 신경질적이던 아이가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아 더욱 좋다. 물론 가끔은 일찍 잠도 자고, 턱 받치고 앉아 텔레비전을 볼 때면 답답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일일계획표에 표시를 해가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다. 하긴 아이가 기계도 아닌 것을.......

그러고 보면 아이의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부모의 마음이다. 예전에는 대학교 수석 입학한 아이들을 보면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했다는 말을 믿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믿음이 간다. 공부는 누가 대신해주는 것도, 억지로 시킨다고 하는 것도 아닌, 본인 스스로 열정을 갖고 해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 부모들은 아이를 학원에 맡기는 것에 위안을 삼지 말고, 아이 스스로 열정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 바람이 바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바라는 나의 바람이고 우리 모두의 바람인 것이다.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내일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며.......

신고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