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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등대7강 강의스케치] ‘자녀의 미래를 열어 가는 진로지도’ (윤지희) 2010/11/16


[등대7강 강의스케치] ‘자녀의 미래를 열어 가는 진로지도’ (윤지희) 2010/11/16

본 내용은 2010년 제5기 등대지기 학교 강의 중 제7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윤지희 공동대표의 ‘자녀의 미래를 열어 가는 진로지도’ 강의스케치입니다.

신참내기 간사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한 일은 등대지기 학교 강의스케치였다. 잘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강의도 집중해서 듣고, 노트북으로 강의 내용을 열심히 받아 적었다. 1강, 2강 넘어갈수록 점점 노하우가 생겨 처음보다 여유롭게 강의를 듣고, 강의스케치도 마감 하루 전날에 끝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 강의는 어느 때보다 긴장해서 듣고, 강의스케치도 미리 작성하고 있다. 강의스케치를 검토해주는 윤지희 공동 대표의 강의였기 때문이다. 강의스케치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그래도 등대지기 8번의 강의스케치를 모두 내 손으로 마무리 짓고 싶었다. 지금도 긴장해서 글을 쓰고 있으나, 직접 강의를 한 윤지희 대표보다는 훨씬 긴장감이 덜 하리라.


이번 강의가 다른 어떤 강의보다 치밀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 됐다는 것은 강의안에 ‘차례’가 들어간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윤지희 대표의 강의는 사교육 투자, 좋은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문제 제기를 하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 통념을 하나씩 깨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기준에 의해 행복한 진로를 모색해가는 이들의 사례와 윤지희 대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의 미래를 열어가는 진로지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윤지희 대표의 강의 내용을 단계적으로 짚어보며, 사회적 통념을 파헤쳐 보자.

일반적으로 사교육을 많이 시키면, 성적이 향상되어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고, 결국은 좋은 일자리에 진입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기는 좋은 일자리는 한정 되어 있고, 상위 일자리를 쫓아가는 로드맵은 성공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한다. 좋은 일자리에 진입하는데 학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기업, 공기업 등에서 학벌이 아닌 전공과 능력을 보고 사람을 채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좋은 일자리라고 여기는 직업들은 점점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재의 기준보다는 미래 사회에 적합한 기준으로 ‘좋은 일자리’에 대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좋은 일자리’의 새로운 기준은 무엇일까?


윤지희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의 적성과 재능을 고려하며, 일을 통해 사회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 새로운 일자리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인간이 행복을 얻는 것은 소비를 늘리는 것도 있지만, 욕구를 줄이며 검소한 삶을 살며,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을 진정한 행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의한 좋은 직업으로 사회적 기업, 비영리단체 등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좋은 일자리로서 대표적 NGO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소개해 주실 때는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단체에 들어온 지 이제 한 달밖에 되지 않는, 신참간사의 티를 조금씩 벗겨 내고 있는 필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시민단체라는 공동체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즐겁게 해나가며, 그 일이 사회적으로도 가치가 있기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얻어 행복한 진로의 길에 들어선 필자와 달리 대부분의 중,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찾기 힘든 현실에 처해있다. 학교에서 오로지 수능점수가 높은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한 학습만 받는 아이들은 새로운 기준에 의한 좋은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힘들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사회적 기업과 시민단체의 좋은 사례들이 더 많이 알려져 좋은 일자리에 대한 관점, 성공한 삶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물론 학벌차별 금지법, 중소기업 알리기, 공공 영역 신입사원 채용 시 지방대학 할당제 등의 제도적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강의 마지막 단계로 윤지희 대표는 자신의 아이를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행복한 직업인이 되도록 자녀를 도와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이의 잠재력을 믿어주는 것이라 한다. 현재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 올려 장점을 키워줘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의 적성과 재능을 찾아주고, 부모가 아이와 함께 다양한 직업 정보를 알아보며, ‘좋은 삶’의 전형을 보여준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으며 감수성을 키워줘야 한다. 화려한 사진이나 그림으로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마무리한 다른 강사들과는 달리 윤지희 대표 자신이 몸소 실천하고 있는 ‘부모의 삶으로 보여주고, 삶으로 가르친 것만 남는다’는 단순 명료하면서도 울림이 강한 글귀로 강의를 감동적으로 마쳤다.

그 동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진로와 관련해 토론회를 열고, 진로학교도 개최하면서 축적한 자료를 이번 2시간의 강의에서 압축적으로 풀어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연구 자료를 단순히 나열식으로 보여준다면, 강의를 듣는 이들이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윤지희 대표는 스티븐 잡스의 스탠버드 대학 졸업식 축사 영상을 기점으로, 자신의 진로, 아이들 교육 등,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드러내면서 수강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윤지희 대표는 어릴 적에 유신을 경험하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잘못된 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한다. 목욕탕에서 물을 함부로 쓰는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는 대목에서는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가리지 않고 실천하려는 ‘정의의 돌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진학하고, 교육운동을 시작했다는 윤지희 대표는 다른 학부모들이 아이를 사교육에 과다하게 내모는 것을 보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자, 참교육학부모회에서 교육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고 한다.



사회를 본 송인수 대표는 실수였는지, 의도적인건지 모르지만, 윤지희 대표의 강의 소개를 등대학교가 아니라 진로학교라고 했다. 이번 등대지기 7강의 주제는 ‘진로지도’였고, 현재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진로학교’에서 강의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로 지도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대로 제시해주었다. ‘꽃을 좋아하는 윤지희 대표는 꽃집을 열더라도 전국화원연합회장을 하며 유통구조 개선운동을 하고, 죽기 전에는 장래문화개선 운동을 하다 관 뚜껑 닫을 것이다’라는 송인수 대표의 재치 있는 마무리 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열정적인 삶을 사는 윤지희 대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꿈꾸며, 깊은 성찰과 뜨거운 열정으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즐겁게 활동하는 김재민 정책 간사입니다.